결혼초기부터 아내와 오키나와를 한번 가자는 얘기를 종종했다. 원래 지난해 겨울 홋카이도를 가기로 할 때도 오키나와를 고려했었으나 오키나와도 여름이 지나면 수영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작년에 못 갔으니 올 여름에는 꼭 가자고 얘기했고, 그래서 봄 무렵부터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근데 오키나와를 알아보니 아무래도 차를 빌리지 않으면 다니기 어려워 보였다. 뭐 어떻게든 하면 되겠지만, 이것저것 신경쓰이고, 일본은 차 방향도 반대고 해서 고민하던 차에, 하와이를 슬슬 알아보다가 결국 하와이를 가는 걸로 변경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원래 여름 휴가 일정을 지난주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태풍이 한창 오키나와를 휩쓸고 간것. 또 내가 들르는 동호회에서 단체로 오키나와를 가자는 얘기가 있었는데(회원중 한분이 오키나와에서 관광쪽으로 일을 함) 싸기도 해서 갈까 했었는데, 그 날짜가 볼라벤이 오던 때라서 오키나와에서 숙소에만 갖혀 계셨다고..

우선 숙소를 쉐라톤 와이키키 오션뷰로 생각하고 여행상품을 알아보니 원래 생각하던 지난 주에는 예약이 안 되서 이번주로 최종 결정됐다. 보통은 4박 6일 일정이 많던데, 우리가 예약한 곳은 5박 7일 일정이라서 월요일 저녁 출발, 일요일 저녁 도착인 일정이 됐다.

예약을 마치고 이제 하와이에서 뭘할지 계획을 세워보려 했는데, 산 여행 책자를 아무리 봐도 뭘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서 포기. 원래 내가 계획을 잘 안 세우는(못 세우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예전에 도쿄갈때나 홋카이도 갈때는 대충 여기여기는 들러야지 하는 정도는 정하고 출발했는데, 하와이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나와있는게 동물원 같은 평범한 곳이고, 필수라고 하는 곳들은 쇼핑센터, 아웃렛 이런 곳들이라 느낌이 안 와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뭐 호텔이 좋으니 그냥 밥이나 맛 있는 집 찾아다니고 호텔에서 편하게 지내지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했다.

출발전에 돈을 찾아야 하는데 얼마나 쓸지 감이 안 생겼다. 대부분 카드로 될 것 같긴 한데, 팁 줄 현금은 분명히 있어야 할테고, 버스는 거스름돈이 없다고 하고... 뭐 일단 대충 챙겼다. 달라 갖고 있어서 크게 나쁠 건 없어보이니 남으면 남은데로 하지 뭐. 근데 첫날이 지난 지금 현금은 한푼도 안 썼다는게 함정. 적어도 호텔에서 짐 날라주면 팁이라도 주게 될 줄 알았더니 어째 그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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