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감독 '호소다 마모루'의 최신작 '썸머 워즈'를 보고 왔다.
전작을 영화보고 맘에 들어서 DVD까지 산 터에 '썸머 워즈'의 평도 좋은 듯 해서 약간 피곤한 걸 감수하고 보고 왔다.

가급적 미리 내용을 안 보려고 해서 영화 보기 전에 알고 간 건, 대가족, 가짜 남자 친구 역할, OZ라는 가상 세계, 뭐 이정도.

중반까지는 약간 지루하게 봤다. 대가족 개개인의 행동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긴 했지만 큰 웃음은 없어서? 하지만 마지막의 대결투씬은 그 넘치는 박진감(?)을 만끽하며 재밌게 봤다. 그리고 심플한 마무리. 결론적으론 엄청 맘에 들었다. DVD 나오면 또 살지도.
그리고 기본적으로 내가 약간 호감이 있던 젋은 남녀가 같이 트러블을 겪은 후 해피엔딩이 되는 류의 스토리를 좋아해서. 특히 서로 좋아하게 되는 과정이 납득이 잘 가면 갈 수록.

그나저나 평범한 사람들이 가상 세계의 적에 대응해서 어떻게 싸울 수 있는 걸까 궁금해하면서 보기 시작했는데 그런 방법이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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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평은 그렇고, 그 세계관에 대해서.. OZ 같은 가상 세계는 사실 이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각종 온라인 게임의 커뮤니티, 세컨드 라이프, 마음대로 꾸미는 미니홈피.. 하지만 모든 일이 그 가상 세계를 통하지 않고 진행되지 않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화에서 보듯이 관리자 계정이 뚫리면 난리나는데. 아무리 기술적으로 보안이 완벽하다고 하더라도 사실 보안의 가장 큰 헛점은 사람이기 때문에.

리얼리티로 따지면 이 영화의 세계관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사실이 이 영화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것만 납득하면 그 이후의 사건 전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냥 가끔 나 자신에 불만인 점이 뭔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은데, 현실을 벗어나는 일을 상상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는 것. 대신 비교적 일을 현실적으로 잘 판단해서 일을 무리하지 않고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대신 상상을 뛰어 넘어야 할일(혹은 아이디어)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

문장이 좀 이상하지만, 하여튼 영화보면서 그런 생각이 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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