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 경기를 하기 전에 어느 장소에서 응원을 하면 좋을까 하다가 영화관에서도 상영을 해준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거 자체는 별로 안 땡겼는데 보니까 3D 상영이 있었다. 3D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한번 봐보기로 했다. 나이지리아전은 3D가 아니였고, 아르헨티나전부터 3D 상영관이 있었다. 이미 많이 예약이 된 상황이였는데 송파 CGV 상영관이 추가된지 얼마 안 됐는지 제일 중간의 좋은 자리가 있었다. 일단 바로 예약. 그리고 오늘 드디어 3D 중계를 보고 왔다.
- 며칠전에 백화점을 들렀다가 3D 전시를 해 놓은 곳을 가봤는데 나름 3D 느낌이 괜찮았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안고 있었다.
- 가든 파이브까지 가려며 조금 여유롭게 가는게 좋을 것 같아서 반차를 내고 조금 일찍 퇴근했다. 그리고 집에서 약 7시쯤 출발했다.
- 나이지리아전 때는 집에서 김밥을 싸 갔는데, 이번엔 그냥 사먹기로 했다. 역시 치킨이 제일 좋을 것 같아서 집 근처의 KFC를 들렀는데 사람들이 수십명 줄을 서 있었다.
- KFC 옆집에 버거킹이 있었는데 거기는 그래도 줄이 10명 이내. 일단 햄버거는 거기서 구입했는데 KFC는 여전히 줄이 길었다.(와이프가 줄을 서고 있었다)
- 단지 그것뿐이면 괜찮은데 점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무래도 치킨이 곧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단다. 고민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햄버거 하나 더 사서 출발했다.
- 줄을 오래 서 있었던 덕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딱 들어가서 자리에 앉은 순간에 킥 오프가 됐다.
- 가든 파이브 주차장은 진짜 널널.
경기 결과야 다들 알테고 전반에 그렇게 끝난 덕에 분위기 좋았었는데. 많이 아쉬었다. 다음은 쉬는 시간에 찍은 사진들.
오늘 경기 감상은 이렇다.
- 3D는 나름 볼만했다. 분명히 거리감이 느껴지긴 했다. 근데 화면이 휙휙 넘어갈때는 좀 피곤했다. 중간에 골대 옆으로 공이 온 장면이 있었는데 진짜 공이 이쪽으로 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걸 보느니 집에서 깨끗한 화질의 2D 화면을 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 가장 아쉬었던 것은 3D 방송의 중계진이 달랐다는 것. 차범근 해설이 아니였다. 별도 채널인건 알았지만 해설진까지 다를 줄은 몰랐다. 쉬는 시간에 왼쪽 구석에 시험 방송이란 글씨도 있었다.
- 좁은 공간에서 보는 것의 문제점은 응원을 주도하는 사람이 있으니 밖에서 보는 것만큼의 응원은 안 됐던 것. 초반엔 진짜 어색했고, 중반 이후에도 대한민국+박수 5번만 몇번 반복하는 정도였다. 환호성들은 열심히 질렀지만.
- 이길거란 기대는 안 했고, 골을 많이 먹긴 했지만 두 골은 좀 운도 따랐던 것이고(첫 골과 중간에 골대 맞고 나왔던 골) 후반은 많이 밀어부친 것 같아서 나름 만족은 했다.
- 근데 이길 생각이 있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문외한의 눈이라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오늘 투입된 박주영, 김남일, 이동국이 특히 삽질을 많이 하는 것으로 느껴져서.. 인원 교체도 두명만 하고.. 다음 경기에 최선을 다 하기 위해 선수를 아낀게 아닐까 라는 느낌이...
- 해설진은 진짜 많이 썰렁했다. 당장 기억나는건 없지만 여하튼 피식거리게 만드는 말들이 많았다.
- 부부젤라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시끄러운 소리가 안 들리는 건 좋은데 심판 휘슬 소리도 안 들렸어 파울을 불은 건지 그냥 넘어가는 건지 구분이 잘 안 갔다.
다음 경기는 어디서 볼까나.. 새벽이라 그냥 집에서 볼 것 같기도 하고.. 조 1위는 힘들어 보이고 조 2위로 나갔으면 좋겠다. 조 2위면 16강 경기 시간이 좋던데.(토요일 밤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