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런 거 챙겨보는 성격은 아닌데, 추석 연휴 끝나고 대체 휴가로 다음 날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점(출근하긴 했지만) + 애플이 몇달전부터 대단한 거 발표한다고 설레발을 떨어서 한번 라이브로 보기로 했다.
라이브로는 처음이라서 전에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초반부터 스트리밍 끊기고 중국어 발음 들리고 인상은 최악이였다.
그리고 첫 발표인 iPhone6. 아내 사준 iPhone5S는 디자인이 괜찮다고 봤는데 iPhone6 디자인의 첫 인상은 좋지 않았다. 물론 애플 특성상 실기를 보면 달라질 수도 있다.
나야 디자인에 별 감흥이 없는 사람이니, 내용물에 대해서만 생각해봤다. 일단 iPhone6 Plus라는 대화면에 걸맞게 더 많은 걸 보여주도록 UI가 바뀐다고 하는데 이 수준이 애플에게 기대한 것인가 싶다. 화면이 커진 폰이 주력이 되고,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면 아무 앱 개발사도 할만한 수준의 기능이라고 보여서. 안드로이드에서는 너무 폰 크기가 너무 다양하니 노력대니 효과가 떨어져서 그 정도까지 안 할뿐. 아이폰이야 많이 깔리면 해당 모드를 적용하는 앱들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차라리 삼성의 멀티윈도우가 더 그럴 듯하게 들린다. (그렇다고 이게 활용도가 무지 좋은 건 아닌 듯 하지만)
또 아이폰, 안드로이드 앱을 동시에 개발해본 입장에서 아이폰 앱들의 질이 좋은 것은 고정된 크기인 것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는데 (가변 크기의 화면을 지원하도록 UX/UI를 구성해달라는게 디자이너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인 것 같다) 해상도 옵션이 늘어난 이 상황에서 그 질이 유지될지 조금 의구심이 든다. 안드로이드 앱을 잘 만드는 업체들이야 이쪽에도 잘 적응하겠지만, 아이폰에만 신경쓰던 제작사들이 과연.. Auto Layout이 있어서 가능하다는 것은 헛소리이고 (그 부분은 안드로이드가 나으면 훨씬 낫지)
모바일 결제야 이전부터 있던 개념이니 기술적인 부분이 문제가 아니고 (터치 ID로 보안/사용성이 좋아졌다는 것도 부차적인 문제라고 보고), 얼마나 기존 업체들에게 쓰도록 하느냐의 문제이니 성공 여부를 지금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원래 애플의 강점이니 잘 될 가능성도 꽤 크다고 보지만. 그래봐야 한국은…
문제는 애플 워치인 것 같은데.. 디자인적으로는 역시 첫 인상은 좋지 않았다. 내가 너무 시계스러움을 바랬나. (원형이라던지.. 그러고보니 지금 내 시계도 사각이구나..) 다만 시계줄은 좋아보였다.
애플 워치에 맞는 UX를 찾았다는 식의 기사를 몇번 봐서 그걸 기대한 건데, 그 결과물이 용두(크라운)인건가 싶어 조금 실망했다. 당연히 그 화면에 대고 핀치투줌은 안 어울리는게 맞는데, 그 이전에 시계에서 핀치투줌이 필요한 앱은 안 하는게 맞지 않아 싶다. 즉 애플 워치로 뭘 해야 하는 건지 알려주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냥 시계에서 지도도 보이고, 사진도 볼 수 있어요는 다른 업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같다. 이걸 못 찾으니 시연이 길어지고 늘어진 것 같다.
아이폰 발표때는 별로 관심없었지만, 아이패드 발표때는 다들 별로라는 반응일때도 나에게는 딱 맞는 것으로 보였고, 지금도 열심히 사용하고 있는데, 애플 워치는 그게 안 보인다.
내 느낌이 다 맞다면 나는 더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겠지. 애플은 많은 사용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능력이 있으니 생각과 다른 전개가 벌어질 수도 있겠지.
여하튼 나는 당분간 안드로이드폰+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을 것 같고, 스마트 워치는 사게될지 안 사게될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