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요일로 각자 쉬기로 했다. 한사람은 감기로 방에서 쉬었고, 세사람은 근처의 이누야마성이란곳에 가기로 했다. 나는 딱히 관광지에 흥미도 없고 해서 따라가지 않았다.

일단 아침에 밖이 시끄러워서 조금 일찍 일어났다. 나가보니 왠 학생들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 시끄럽게 있었다. 막상 타보려니 왜 그렇게 오래 떠드는지 알겠던데, 각층마다 학생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운동하는 학생들이 뭔가 경기가 있어서 숙소에 단체로 묵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오늘도 아침은 똑같다. 변함이 없구만.. 엘리베이터에 보면 아침으로 한식과 양식을 준다고 해서 나름 기대를 했던 식사인데, 이런 느낌.. 근데 잘 보면 엘리베이터에 있는 사진 그대로 잘 나오고 있다. ㅎㅎ
딱히 정해놓은 일정이 없다보니 아침먹고는 방에서 그냥 계속 컴퓨터 하면서 있었다. 그러다가 한시쯤 되니 슬슬 배도 고파지고 해서 나왔다. 그냥 도시락 사들고 다시 숙소로 들어오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돌아다니가로 했다.

돈이 5000엔밖에 남지 않아서 좀 모자를듯 해서 돈을 찾으려고 편의점 ATM에 카드를 넣어봤는데 안되서 포기했다. VISA라고 잘 써있는데.. 되는 기계도 있고, 안 되는 기계도 있다는 듯 한데, 그냥 한번 잘 나눠서 써보기로 하고 그만뒀다.

일단 지금까지 지나갔던 길에는 딱히 내키는게 없어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봤다. 근데 딱히 보이는게 없다. 그렇게 한참 가고 있는데 앞에 가던 사람이 맥도날드 로고가 있는 비닐봉지를 들고 있다. 근처에 맥도날드가 있는가 해서 반대쪽으로 가보니 대형마트에 맥도날드가 있었다.
저 앞의 간판에 M 자 로고가 보인다. 일본내의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모스버거 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건물에 들어가보니 이것저것 가게들은 많은데(회전초밥집도 있고) 딱히 먹기 쉬워보이는게 없어서(잘 주문하기가 약간 귀찮을 듯 한 메뉴들) 결국 햄버거로 결정. 돈이 없는데 싼 것도 한 몫했다고 할 수 있다. 원래는 빅맥세트를 생각했는데 잘보니 빅맥 하나를 싸게 판다고 써 있었다. 세트는 500엔이 넘는데, 빅맥은 200엔. 보통은 세트가 각자 주문하는 것보다 싸서 세트를 먹게 되는데, 이번에 차이가 좀 많이 나서 옆의 마트에서 음료수만 사가지고 들어가서 빅맥과 먹었다.
한국과 달리 포장이 종이 상자인데, 받을때 보기 좋아보였는데 막상 먹으려니까 그냥 종이에 쌓여있는게 조금만 벗겨서 먹기가 더 좋은 것 같다. 저렇게 되어있으니 들으면 내용물이 자꾸 나와서.

뭐 같이 먹을게 있나 해서 음료수 살때 마트를 좀 돌아다녀봤는데 딱히 땡기는 것 없었다. 중간에 반찬가게가 있었는데 김치가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던게 좀 특이해보였다.
이렇게 점심을 먹고 목적지로 삼은 Book-Off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구글 지도에서 대충만 보고 갔는데 아무리 걸어가도 그럴듯한 곳이 안 보인다. 목적지 근처에 우체국이 있었다는 기억이 있어, 숙소에서 가져온 근처 지도를 보니 우체국이 하나 있다. 근데 지도랑 맞춰 보니 오히려 너무 멀리 갔다. 그래서 되돌아왔다.

조금 해맨후에 지도가 나타내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우체국도 찾았고.. 근데 되게 쪼그매서 지도를 보고 간게 아니라면 그냥 지나갔을 지도.
돈을 찾으려면 우체국이 가장 확실하다고 하는데, 일요일이라 열지 않아서 찾지는 못했다.

여하튼 우체국 근처에서 열심히 돌아다녀 봐도 그럴 듯한 곳이 없다. 괜히 삐끼들이 말거는 곳만 지나가고.. 정확히 뭐하는 곳이였을지는 모르겠다. 술먹기는 조금 이른 2시경이였는데..

결국 그렇게 거의 2시간 걸어다닌 끝에(마트 안에서도 꽤 돌아나녔다) 포기하고 일단 숙소로 돌아왔다.

이게 그렇게 걸어 다닌 경로.
1->2->3 형태로 걸어다녔는데(1번이 점심먹기위해 걸은 곳, 2번으로 가다가 돌아오기로 결정하고 3번 처럼 해맸다) 막상 목적지는 훨씬 먼 B 였다. 더 걸어갔어야 하는데... 지도옆에 보이는 우체국이 요 위 사진의 거기라고 생각했다.

참고로 282번 길의 오른쪽에 있는데 일하러 다니는 덴소 건물.
오늘은 어제보다도 바람이 더 쎄서 추웠던 것 같다. 그래봐야 서울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어제 회의 하시고 오늘 돌아가신 이종석 팀장님이 돌아가셔서는 엄청 춥다는 메시지를 보내오셨다.

오늘은 그래도 크리스마스라고 좀 여유롭게 점심 먹고 가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싶었는데 9시 반에 일어나서 먹지 못했다. 덕분에 점심까지 배가 좀 고팠다.

점심은 근처 대형마트에 있다는 푸드 코트에서 먹기로 했다. 우리나라 푸드 코드를 생각하고 기대했으나 가게가 달랑 세개뿐. 그중 하나는 타코야키나 오코노미야키 같은 걸 파는 집이라 점심으로 먹기도 좀 애매한 곳이였고. 라멘류와 돈까스류중 돈까스를 골랐다.
이런 걸 받고 기다린 끝에 나온 키츠네우동+미니가츠동 세트.
점심을 시켜서 먹고 있는데 12시 비행기로 가신다던 이종석팀장님이 오셨다. 바람이 세서 비행기가 못 떴다고 하셨다. 숙소에서 쉬시다고 오후에 다시 가셨다.

내가 들어가서 해야 했던 건 대충 6시경 끝나서 일찍 나올 수 있을라나 했는데, 다른 이슈 얘기가 시작됐는데, 이게 한 이슈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한 5가지쯤의 얘기를 하느라 항상 시간이 오래걸린다. 구조상 들어간 사람들은 무조건 같이 나와야 하는 시스템이라 먼저 나갈 수도 없고.

결국 오늘도 9시 넘어서 나왔다. 일단 짐을 숙도에 두고, 날도 추우니 찌개류를 먹기로 했다. 그렇게 간 집은 삼겹살도 팔고, 김치찌개 같은 것도 있는 약간 한국식 같은 집이였다.
삼겹살 맛있게 먹는 법.. 다 먹고 난 후엔 볶아준단다. 고기 자체는 1000엔으로, 뭐 아주 비싼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밥 볶는데 500엔은 조금 비싼게 아닐까 싶었다.

그건 그렇고 그냥 찌개를 시킬까 하다가 따로 크게 메뉴가 있는 다음과 같은 전골을 시켰다.
재료만 보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문제는 국물이 새까맸다는 점.
사진으로도 실제로도 그다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는 색깔. 나중엔 좀 괜찮아졌지만 처음엔 진짜 국물맛이 이상했다. 나중에 다시 보니 메뉴판에 잘 써있었건만.. 메뉴판 보면 미용에 좋고, 다이어트에 좋고.. 뭐 이상한 말이 잔뜩 써 있는 그런 음식이였다.

같은 재료로 매콤한 국물이였으면 더 잘 먹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뭔가 느끼해서 많이 먹기가 어려웠다. 과연 그래서 다이어트 음식인건가..


그렇게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자유롭게 돌아다니기로 했다.
박정업 선임님은 보드를 타러 가고 싶어했었는데 교통편이 불편하고 두시간 정도 걸려 직접 가는 버스편은 예약이 꽉 차서 포기했다. 대신 안민호 실장님과 무슨 동물원 같은 곳을 가려는 듯 하다. 다른 사람들은 뭐 특별한 것 없고.

나도 딱히 멀리 가고 싶은 생각은 없고(돈도 없고), 주변에 있다는 북오프나 가볼까 싶다. 내키면 나고야까지 가서 만다라케나 애니메이트를 갔다 올지도. 뭐 그 후에도 좀 돌아다니고 싶으면 노래방 정도? 만화방은 딱히 보고 싶은 건 없고. 전에 혼자 일본 갔을 때는 인터넷때문에라도 만화방을 갔는데, 이번엔 숙소에서 할 수 있으니까.
뭐 출근해서 열심히(?) 일한게 다라 특별한 일은 없었다. 다만 세끼 먹은 식사만이 있을 뿐..
한국은 엄청 추웠다는 얘기를 이곳저곳에서 듣긴 했지만, 여긴 그렇게까지 춥진 않았다. 그래도 바람은 엄청 불어서 많이 썰렁했다.

숙소에서 먹은 아침밥은 예전에 와이프랑 왔을 때 묵은 호텔에서 먹은 조식을 생각하며 나름 기대했지만, 역시나 가격에 맞게 그냥 배만 채울 정도의 음식들이 였다. 그냥 주먹밥과 빵뿐. 대충 먹었다.
점심은 DENSO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다. 규모를 생각하면 다른 식당도 있을 법한데, 일단 동료들은 여기밖에 모른다는 것 같다. 보통 사내식당이면 셀프 서비스일 것 같은데 여기는 직접 와서 주문받고 가져다 주는 곳이였다.
오늘은 특별한 일이 없어서 7시 좀 넘어서 퇴근을 바로 했다. 오늘 계약 관계로 오신 이종석 팀장님까지 6명이서 술집에서 가서 무제한 맥주(두시간 한정)를 마시면서 한 두어시간 얘기를 나눴다. 저녁겸 해서 안주를 이것저것 시켜 먹었다.
(안 찍은 것도 몇개 있다)


내일은 점심 먹고 슬슬 나가기로 했다. 약간 여유로워진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