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좀 많이 피곤해서 일단 좀 잘까 싶기도 했는데,수영장도 한번 들어가보고 싶기도 해서 좀 움직이기로 했다. 일단 근처 ABC Store로 가서 살 것 좀 샀다. 약간 배가 고프기도 했기에(비행기에 준 간식을 제대로 안 먹었고 점심도 건너띄었으니) 유명한 스팸 무스비를 하나 사 먹었다. 근데 사실 그냥 스팸 얹은 김밥인데 뭐가 그렇게 유명한지는 잘.. 사실 사전 공부도 잘 안 해온 난, 어디 특별한 가게에서 파는 건 줄 알았더니 그냥 아무 편의점에서나 파는 그런 음식이였다.
그리고 오후 5시 부터 한 30분 정도 물에 들어갔다 왔다. 바닷가에도 잠깐 다녀왔는데 역시 파도가 꽤 쎄네. 바닷가에는 튜브를 가지고 와서 다음에 다시 도전.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서 물에 들어간 사진은 없고, 숙소 방 창문에서 찍은 수영장과 바다 사진.
진짜 물은 좋은 듯.

근데 따로 탈의실이 없고, 수영복을 입은 채로 방으로 돌아와야 하는게 조금 어색했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수영복이 물에 젖은 채로 엘리베이터 타긴 하던데. 그리고 그래서 인지 방 카페트가 좀 축축했다.

일단 몸을 풀고 본격적으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왠지 랍스터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보고 있는데 Kickin Kajun이란 곳이 Yelp 평은 제일 좋은데 일단 좀 멀고, 비닐에 담겨 나오는게 먹기가 귀찮을 것 같아서, 일단 가깝고, 패밀리 레스토랑 느낌으로 조금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Red Lobster란 곳으로 갔다.

지도 상에 한 20분 정도 거리라서 구경할 겸 그냥 걸어 갔는데 올때 걷더라고 버스를 탈 걸 그랬다. 배고픈데 가게는 안 보이고(에그를 들고 구글 맵 보면서 가서 헤맨 건 아니지만), 가게 도착해서도 사람이 많아서 40분 이상 기다리느라 좀 많이 짜증이 났다.
자리로 가서 부터가 참 어려웠다. 사실 별 일은 아닌데, 해본적이 없으니. 일단 자리로 안내해준 사람이 뭐라면서 가는데 뭐라는지 정확히 알아듣지를 못하니. 얼핏들은 단어와 국내 아웃백과 닮은 가게 분위기로 테이블 담당 서버가 따로 있으니 기다리라는 것 같긴 했는데, 한동안 안 오니까. 사람을 불러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건지.

여하튼 시킬 걸 정해놓고 한참을 기다리니까 서버가 왔는데 '드링크 어쩌고 저쩌고' 라는 거다. 아니 난 요리를 시키고 싶은데 왜 드링크를 물어보는건지. 'Pardon?'으로 다시 확인 후 일단 드링크를 얘기하고, 요리를 얘기하니까 '아 요리도 지금 시키시려고요, 네 말씀하세요' 이런 느낌으로 얘기를 했다. 국내에선 보통 한꺼번에 시키는데 이쪽은 일단 음료부터 시키고 천천히 요리를 시키는 분위기가 아니였을까 싶다.

여하튼 별건 아닌데 이쪽 방식에 대해 정확히 알지를 못하고, 영어가 좀 딸리니 확실하게 요구를 듣거나, 궁금하면 물어봐서 해결하기도 어렵고, 긴장의 연속. 외국이 처음은 아니지만, 사실 일본은 그래도 좀 더 말이 되고, 방식도 우리랑 비슷하거나, 아예 기계식이라서 사람하고 부딪히지 않고, 글을 읽고 천천히 하면 되는 부분이 많아서 편했는데. 내가 아무래도 순발력이 떨어지다보니 내 흐름에 맞춰 행동할 수 있게 글로 써 있고 기계가 있는게 편하다. 근데 미국, 유렵등은 아날로그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는게 많아서..


어쩌니 저쩌니 주저리 썼지만 그래도 잘 시켜 먹었다. 뭐 어떻게든 되기 마련. 시킨 건 랍스터, 새우, 크랩이 포함된 세트(Ultimate Feast)와 새우, 랍스타 파스타(Chef's Pasta). 그리고 맥주와 칵테일. 샐러드와 비스킷은 딸려서 나온 것.
근데 맛이 없진 않은데 왜 이리 죄다 짜냐. 그리고 크랩 살을 발라 먹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익숙히 보던 게살가위는 없고, 아무래도 아래 물건을 쓰는 것 같은데, 쓰는 방법은 모르겠고,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나이프와 손으로 억지로 뜯어먹었다.
옆에 있는게 물수건이였는데 모르고 물수건을 더 갔다 달라고 하기도 하고, 약간 긴장의 연속.


마지막 관문 계산. 팁을 어떻게 줘야 하는 것에 온통 긴장. 일단 계산서를 가지고 왔는데 봤던 팁란이 따로 없다. 그럼 현금으로 줘야 하는 건가하면서 물어봤더니 따로란다. 일단 카드를 주고 나서 팁 줄 준비를 했더니, 계산하고 와서는 감사했습니다하면서 가버린다. 잠시 당황. 준 종이를 보니 거기에 팁란이 있다. 나는 팁 금액을 쓴 후 카드를 긁을 줄 알았더니 일단 긁고 나서 팁 란에 쓴 금액을 다시 청구하는 형태인 것 같다. 여하튼 팁 금액을 손으로 쓴 후 카운터에 내고 나왔다. 제대로 한 거 맞겠지?

잠시 가게 앞에서 사진 찍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좀 당황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그친다. 원래 그런 동네인듯하다. 힘들어서 갈때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나는 무슨 버스를 어떻게 타야하나 고민하는데 열심히 공부해온 아내가 핑크 트롤리를 타면 된다고 해서 일단 탑승. 얼마인지 일단 물어보고 나서 핑크 트롤리는 JCB카드 가진 사람은 무료라고 들어서, 카드 보여주면서 'JCB 카드?'라고 했더니 뒤로 가서 자리 잡으라고 해서 잘 잡고 왔다. 이런 거 할때는 오히려 아내가 더 확실. 아오 정신없어라.


여하튼 저녁 무사히 먹고 숙소 잘 들어와서 씻고 쉬다가 11시 좀 넘어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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