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짐을 풀고 눈축제가 있는 오도리 방면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일단 왼쪽을 보니 스노보드 대회를 하고 있었다. 간판을 보니까 그날 하는 건 쥬니어 대회인듯 13~14세인 학생들이 스노보드를 타고 있었다.
그 반대쪽이 눈 조각상들이 있는 곳인데, 일단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뭐 먹을만한 거 없을까 하고 직진해서 스스키노까지 가봤다. 근데 딱히 먹고 싶은건 눈에 안 띄고 힘은 들고 해서, 일본에서의 첫 식사는 모스버거로 정했다.
점심을 먹고 다시 돌아와 실질적으로느 4시 반 정도부터 눈 조각상 구경을 시작했다.
조각상은 아니지만 옆에 눈이 그대로 쌓여있는게 보였다. 오오, 눈이 많이 쌓여있군.. 했었는데 귀국해서 보니 강원도는 1M의 눈이..

그리고 이제 조각상 구경 시작.
큰것과 작은 것들이 번갈아 가면서 길게 전시되어 있었다. 근데 뒤쪽으로 갈수록 아마추어틱한게 많이 보였다. 특히 전시된지 며칠지나서 그런지 상태가 안 좋고 뭔지 알아보기 어려운 것들도 많고.
중간에 큰 화면으로 어떻게 조각을 하는지도 보여주고 있었다. 포크래인으로 눈을 퍼와 며칠에 걸쳐서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가 끝. 여기서 턴 해서 반대쪽으로 다시 걸어오는 코스.
익숙한 모습의 조각상들도 몇개 있었다. 쵸파만 해도 몇개 있고. 근데 앞에 설명문에 쵸파라고 안 써있는 것들도 많았다. 하츠네 미쿠 조각상도 있고, 일본 국민 애니 사자에상은 엄청 크게 있었다.
중간중간 노점상들도 많았는데 우리가 골라서 먹은 건 게된장국과 닭꼬치. 원래는 양꼬치를 시키려 했는데 다 떨어졌다고 해서. 게된장국은 정말 맛있었다. 게구이도 먹으려다가 말았다.
그렇게 한바퀴 돌고 돌아오니 한시간 반정도가 지나 날이 어둑어둑해진 6시가 됐다.
12시 40분경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후 밖으로 나오니 도떼기시장 같은 난잡한 곳이 나왔다. 짐도 들고 있는데 사람도 많고 길도 좁고 조금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약간 둘러보며 시식코너의 초콜릿 한입.
1시 35분 기차를 탔는데, 삿포로라는 이름만 보고 일단 탔는데 기차안에 노선표도 안 보이고, 안내방송은 잘 못 알아듣겠고, 제대로 탄건지 조금 걱정을 했다. (하코다테라는 이름이 계속 들려서.. 몇번 들어보니 하코다테에서 출발해 공항을 들러, 삿포로, 오타루로 간다는 얘기였던 것 같다) 그래도 30여분만에 무사히 삿포로역에 도착.
기차안에서 창밖을 보니 역시나 눈으로 가득찼다. '역시 홋카이도, 눈이 많구나' 했는데, 한국에 돌아와보니 강원도가 훨씬 눈이 많이 온 것 같다 -_-.

근데 이때부터 카메라가 약간 말썽을 일으켰다. 갑자기 AF(자동 포커스)로 하면 사진이 안 찍힌다. MF(수동 포커스)는 괜찮고. 그래서 이후 포커스가 나간 사진이 많다. 특히 난 아무리 해도 그 조그만 화면으론 포커스가 맞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어서 집사람에게 구박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 하다보니 AF로 해놓고 강제로 포커스를 아예 이상하게 만들면 포커스가 맞으며 사진이 찍히기도 하고, 여하튼 사진 찍기 힘들었다.
일단 삿포로 역에 도착해 한 컷씩 찍고 숙소로 들어갔다. 우리가 묶을 숙소는 JR 삿포로역 바로 앞에 있는 호텔 그레이스리. 역과 다이마루 백화점에 가까운 건 좋지만, 눈축제 장소나 식당가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 삿포로 안에서 돌아다니기에는 스스키노 역쪽이 조금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숙소 창문으로 산과 삿포로 구도청본사가 보였다.
일본, 그 중에서도 홋카이도를 가고 싶다는 얘기는 몇달전부터 나왔으나 금전전, 일적등등의 문제로 못가고 있다가, 홋카이도의 볼 거리중 하나인 눈 축제가 13일까지라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미루기는 어려울 것 같아, 설 연휴 끝나고 1주일도 안 남은 상태로 부랴부랴 예약을 했다.

다행히 비행기표도 있었고(원래 보던건 아침 7시 출발 비행기였는데 그건 다 찼고, 대신 10시건 있다고 했음), 숙소도 보통 많은 여행사가 내세우는 호텔은 차있었지만(12일만 그렇고 다른 날은 괜찮다고 했다), 그 윗단계 호텔은 있다고 해서 무사히 예약을 마쳤다.

그리고 일을 잘 마치고 12일 아침 드디어 출발!!!

10시 5분 비행기기에 7시 공항버스를 타고 약 2시간 여유를 가질 생각이였는데, 약간 늦장 부리다가 버스를 놓치고 30분 후의 것을 타야했다. 그리고 버스도 생각보다는 더 걸려서 공항에 8시 40분에야 도착했다. 티켓팅 줄이 길어서 걱정이 됐는데, 옆의 기계에서 해도 된다고 해서(짐이 있으면 못 하는 줄 알았는데 짐만 따로 처리하는 창구가 있었다) 바로 티켓팅을 할 수 있었다. 다만 티켓팅 기계에서 받은 좌석이 둘이 떨어진 좌석인게 문제(화면상에는 빈 좌석으로 나오는데 처리는 안 되는...). 다행히 직원이 자기 컴퓨터로 뭔가 열심히 조작을 해서(command line으로 예약을!!!) 오히려 제일 앞의 좋은 자리에 같이 앉을 수 있었다.

그렇게 티켓팅하고 나오니 면세점가기도 빠듯한 시간. 간신히 화장품 하나만 사서 게이트로 가니 10시. 늦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다 타고 있는 상태. 정말 비행기 못 타는 줄 알고 마음 졸였다.
기대했던 기내식은 별로. 뭐 그렇다고 나쁜 건 아니였지만.

구간이 짧다보니 밥먹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일본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