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많은 것을 하고, 충실했던 날인 것 같다. 많이 피곤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다.

아침은 어제와 완전히 똑같으니 생략.
오전에는 KickStarter를 통해 하드웨어쪽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 와서 발표를 하는데 같이 참석해도 된다고 해서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내용의 세미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다른 멤버는 끝까지 있었지만 나는 자리에서 나왔다. 보니까 에버노트와의 연관성이 있어서 온 건 아니고, KickStarter에서 성공적으로 펀딩을 받았던 과정을 말해주러 온 듯 한데, 제품 자체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아서. KickStarter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들어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보였다고 할까?
세미나가 꽤 길어서 끝났을 때는 어느새 점심이 가까운 시간이였다. 트로이가 점심을 산다고 해서 에버노트에서 먹지않고 밖으로 나왔다. 메뉴는 인앤아웃버거. 에버노트에서 걸어서도 한 10분이면 갈 듯 한데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 ㅎㅎ. 일단 사진을 찍어보긴 했는데, 잘 찍히지 않아서 생략. 사장님은 다른 약속 2건이 있어서 같이 안 가시고 한참 멀리 떨어진 산호세까지 갔다 오시느라고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돌아오셨다.
점심후부터 본격적으로 부분별로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눴다. 오전에 세미나 끝나고 잠깐 올라갔을 때 잡은 일정인데, 나 같았으면 '뭐 물어볼께 있으신가요? 그럼 물어보세요' 이렇게 했을 텐데, 잠시 대화는 하지만,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중단하지 않고, 정확히 시간을 잡아서 그때 얘기하자고 하는게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딱 30분 이렇게 시간을 정했었는데, 얘기를 하다가도 시간이 다 되니까 중단하고 가려는 태도를 취해서 더 말을 걸면 안 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느슨하게 일하는 우리와는 달리 스케쥴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하다보면 길어지기도 할 것 같은데.
일정이 오전에 이렇게 잡히는 바람에 넥플리스에서 일하시는 재현이형에게 가려는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교통수단만 있었으면, 지난주 내가 굳이 만나지 않은 사람들 만났을 때 가면 좋을텐데, 이 동네는 차가 없으면 뭘 할 수가 없다. 차만 여유가 되면 나혼자 운전해서 넥플릭스까지 가는 것에 관한 얘기도 나왔는데, 사장님과 피터 의견이 경험이 없으면 미국에서 가급적 운전안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쩝, 혹시나 해서 국제면허증 발급받아오긴 했는데 --; 여하튼 덕분에 나에게 있어 이번 미국 방문에서 유일하게 정해진 일정이였던 이게 취소가 되버렸다. 일정을 보아하니 내일도 가긴 글렀고, 모레는 거의 아침에 떠나게 되고.. 회사가 더 잘되서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때나 기약해봐야 할 것 같다.
여하튼 그렇게 잡힌 일정 첫번째는 2시의 iOS 개발자와의 미팅. 에버노트의 개발 프로세스(SCM, issue tracking, communication등), UI testing, evernote api 사용법등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충분히 도움이 됐다. 특히 sdk가 업데이트 됐으니 적용하는게 좋겠다는 중요한 정보. 아, 그리고 점심에 중국에는 에버노트가 다른 이름으로 서비스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니 중국에서 에버노트 연동에 대해 평이 없 수 밖에. 새 sdk는 이부분도 자동 처리한다고 하고.
그 다음으로는 크리스에게 에버노트 트렁크에 앱을 넣는 법. 그동안 트렁크 얘기가 몇번 나왔어도 관심이 없어서 흘려들었는데, 이번에 보니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그냥 올리면 되는 거였다. 물론 에버노트가 심사하겠지만. 여하튼 기본적으로는 안면을 터 놓았고 좋은 평을 들었으니 조금만 다듬어서 올리면 될 것 같다. 매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다음으로는 4시에 디자이너와의 회의(아까 페이스북에 내가 링크된 사진이 이때 사진이라 멀치감치 구경하는 모드, 남는 건 사진뿐인데, 내가 주로 대화할때는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T_T). 몰랐던 얘기를 들었다기보다는 형탁씨와 우리가 정말 잘하고 있구나 라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충분히 도움이 됐다.
그 사이에 오후 3시쯤 티타임이 있다는 연락이 와서 잠깐 올라가서 구경하고 왔다. 정말 좋은 분위기. 약간 끼어서 대화를 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참았다 ㅎㅎ
트로이에게 어제 작업한 단어장(한영사전등 몇가지 기능 추가)을 넣어주기도 하고, 사장님이 만난 사람 얘기도 듣고 하다보니 이미 5시 반. 샌프란시스코에서 또 다른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부랴부랴 에버노트 사무실을 나왔다. 길이 꽤 밀려서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도착. 식당에서 보기로 했는데, 하필이면 햄버거 집. 점심에 먹었는데... 혹시 다른 음식이 있을까 했는데 없었다. 햄버거를 파는데 가게 이름은 일본식인 우마미.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먹은 건 Earth 버거 였는데, 이건 좀 맛이 애매했고, 우마미 버거란건 잠깐 얻어먹어봤는데 꽤 맛있긴 했다.
식사를 마치고 피터가 우연히 한번 본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는 스타트업에 방문하게 됐다. 여기서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비슷한 처지의 팀을 본건 처음인데(물론 여기는 펀딩도 받아서 좀 단계가 다르긴 하지만), 서로의 아이템에 대한 심도있는 얘기도 나누고, 선경험자로서의 조언도 해주고, 원래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갔던 곳인데, 지금까지중에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Teamable보다는 이미 사용자가 확실한 CookieWords에 집중하라는 얘기를 한 경우가 있지만, 여기 대표가 같은 얘기를 했을때 훨씬 더 와닿았다.
이들이 머무는 곳은 월 8000불의 꽤 비싼 집이긴 했지만, 4층짜리에(1층은 차고인 듯 하긴 했지만), 4명인가는 여기서 머물고 있다니 아주 비싼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겉보니와는 달리 꽤나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어 보였다. 집에서 개 2마리도 키우고.
부엌에 다들 서서 꽤 긴시간동안 진지한 토론을 했다.
근데 사실 난 옆에서 뼈다귀를 뜯고 있는 개에게 집중을(...)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신 Odio 씨에게 감사를.
숙소로 다시 돌아와 씻고 11시반에 방에 모였다. 이것저것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1시가 되버렸다.
그리고 난 글을 쓰고 나니 이미 2시 반. 아 진짜 힘들다. 얼른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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