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맛도 별로 없는 샴페인을 다 먹고 잤더니만, 아침부터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고 좀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좀 늦게 일어나 아침도 조금 대충 먹었다. 오늘은 좀 멀리 가보자고 했는데 늦게 출발해서 많이 못 놀았다.

오늘 가려고 한 곳은 최고의 해변이라고 하는 카일루아 비치. 숙소가 있는 와이키키 해변과는 정반대쪽에 위치한 바다이다.
조금 늦은 11시경 호텔을 나와서 트롤리 핑크 라인을 타고 알라모아나 센터에서 내려서 TheBus로 갈아탔다.(헷갈리게시리 버스 회사 이름이 TheBus냐) 근데 문제는 미리 잘 경로를 파악하지 않고, 미국 에그가 있기에 실시간 구글맵에 의존을 하다가 실수를 했다. 목적지를 '카일루아 피치 파크'로 잡았어야 하는데, '카일루아'라고 했더니 지도에서 보듯이 조금 위쪽으로 목적지가 잡히고 버스도 오른쪽으로 꺽는 57번이 아닌, 왼쪽으로 꺽는 56번으로 안내가 되서 목적지에서 좀 먼곳으로 내리게 됐다.

한시간 정도 걷느라 아내가 좀 짜증을 내긴 했지만, 덕분에 미국다운 집과 거리는 실컷 봤다.
1시 반이 넘어서야 겨우 목적지인 해변가에 도착을 했다.

바다는 깨끗하고, 사람도 북적이지 않고 좋았다. 나는 귀찮아서 물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모래와 바닷물을 퍼서 뭔가를 만들고 있는 할아버지도 보고(뭘 만드시는지 완성작은 보지 않고 나왔다) 한시간정도 잘 놀았다. 아마 더 일찍 왔으면 좀 더 느긋하게 있었겠지만, 버스로 돌아가야 하다 보니까.. 내가 좀 삽질을 해서 좀 더 걸린 거긴 하지만, 여하튼 이쪽에 오려면 차가 있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알라 모아나 센터로 돌아온 시간이 4시 반.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귀찮을 것 같기도 해서, 근처에서 밥을 먹고 센터 구경 좀 하다가 돌아가는 걸로 생각을 했다.

미국식 음식에 약간 질려서 이번엔 일식을 찾아봤다. 회전초밥이 편할 것 같아서 Yelp 검색을 해봤는데 영어로 뭘 처야 할지 모르겠더라. Sushi Bars와 Sushi Buffet 카테고리가 뜨길래 봤는데 둘다 아닌 것 같았다.

Yelp에서 평이 좋았던 Sushi ii란 집으로 일단 가봤는데 분위기가 맘에 안 들어서 도로 나왔다. (사실 그 집 자체는 조그만 전형적인 일식집 느낌이였는데, 주위가 한국 음식점과 한국 교회가 있는 그런 동네) 직접 시켜서 먹어야 하는 거라 좀 부담이 되서 그런 것도 있고. 근데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좀 다니다가 결국 먹은 건 Kozo Sushi라는 Take out 전문으로 하는 싼 집이였다.
차라리 Ala Moana Center 안의 푸드 코드를 갈 걸 그랬나 보다. 유명한 스테이크 집도 있고 한데.
아니 사실 원래는 카일루아 비치 옆에 있는 K and K Bar-B-Que Inn을 가볼까 했는데 거기선 너무 피곤해서 일단 밥이고 뭐고 돌아오고 싶었다.

밥도 허접해서 좀 짜증나고, 피곤하기도 해서 트롤리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쉬다가 슬슬 다시 배고파지기도 해서 8시경 나왔다. 이번엔 햄버거류로 먹을까 했는데, 유명한 CheeseBuger in Paradise 같은 집은 정식으로 서빙 받아서 먹는 가게라서, 먹다가 더 피곤해질 것 같던 차에, 바로 앞 Royal Hawaiian Center 푸드 코트에 Mahaloha란 집이 나름 평이 좋길래 가보기로 했다. 갔더니 육개장, 국수, 갈비 같은 걸 파는 한국 식당도 있고, 나름 괜찮아 보였다. 서빙 받는게 아니라 맘도 좀 편하고 (그래도 주문하는건 좀 피곤했다)
이렇게 저녁을 먹고 해변을 산책하는 걸로 오늘 일정은 끝. 하와이에서의 보낸 시간도 벌써 예정 시간의 반이 지나갔다.


어제 먹은 랍스터가 속에서 잘 안 받는지 밤에 잠을 잘 못잤다. 대충 자다가 7시에 일어나서 일단 조식부페를 먹으러 갔다.
일본 사람이 정말 많이 보이는데 식당에도 일본 음식으로 보이는 것이 좀 보였다. 낫토도 있어서 괜히 하나 먹어봤다. 몇번 먹어보지만 사실 그냥 그저 그런 맛. 그래도 왠지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밥 먹고는 들어와서 피곤해서 좀 잤다. 블로그 글도 좀 올리고 하니 이미 1시. 청소하시는 분이 똑똑 두들기는 소리에 얼른 준비하고 일단 수영장으로 향했다.
옆에 바다에도 들어가서 좀 놀다가 3시쯤 방으로 돌아왔다.슬슬 배고파져서 밥을 먹으러 나왔다. 근처에 있는 치즈케이크 팩토리를 가기로 했다. 평상시에는 사람이 엄청 많은 걸로 아는데, 우리가 간 시간은 점심/저녁 사이라서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여기서의 계산은 어제 Red Lopster와 비슷해서 일단 팁까진 적었는데 쓴 영수증을 어디다 줘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들고 우물쭈물 하고 있으니 한 점원이 테이블위에 놓고 가란다. 이번엔 무슨 종이를 놓고 가면 되는지 고민하고 있었더니 담당 서버가 와서 알려줬다. 아, 이제 아주 조~~금 익숙해진듯.

명색이 이름이 치즈케이크 팩토리인데(전체적으로 많은 가게가 디저트를 많은 종류가 있어 보였다) 도저히 배가 불러서 디저트는 못 먹겠더라. 그냥 사진만 한 컷.
점심겸 저녁을 먹고 근처 상점들을 좀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석양을 배경으로 설정샷 놀이를 좀 했다.아이패드를 들고 일하는 중
하지만 졸려서 바로 잠들기
아내는 물에 들어가서 해가 질때까지 조금 놀았다.조금 쉬다가 8시 반쯤 나와서 근처에 있는 Galleria란 면세점에 구경을 갔다. 그리고 좀 더 돌아다니다가 야식 거리를 사가지고 돌아와서 호텔에서 받은 샴페인(하니문으로 예약이 되서 하나 받았다)과 같이 먹고 11시 좀 넘어서 잠들었다.
 

사실 좀 많이 피곤해서 일단 좀 잘까 싶기도 했는데,수영장도 한번 들어가보고 싶기도 해서 좀 움직이기로 했다. 일단 근처 ABC Store로 가서 살 것 좀 샀다. 약간 배가 고프기도 했기에(비행기에 준 간식을 제대로 안 먹었고 점심도 건너띄었으니) 유명한 스팸 무스비를 하나 사 먹었다. 근데 사실 그냥 스팸 얹은 김밥인데 뭐가 그렇게 유명한지는 잘.. 사실 사전 공부도 잘 안 해온 난, 어디 특별한 가게에서 파는 건 줄 알았더니 그냥 아무 편의점에서나 파는 그런 음식이였다.
그리고 오후 5시 부터 한 30분 정도 물에 들어갔다 왔다. 바닷가에도 잠깐 다녀왔는데 역시 파도가 꽤 쎄네. 바닷가에는 튜브를 가지고 와서 다음에 다시 도전.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서 물에 들어간 사진은 없고, 숙소 방 창문에서 찍은 수영장과 바다 사진.
진짜 물은 좋은 듯.

근데 따로 탈의실이 없고, 수영복을 입은 채로 방으로 돌아와야 하는게 조금 어색했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수영복이 물에 젖은 채로 엘리베이터 타긴 하던데. 그리고 그래서 인지 방 카페트가 좀 축축했다.

일단 몸을 풀고 본격적으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왠지 랍스터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보고 있는데 Kickin Kajun이란 곳이 Yelp 평은 제일 좋은데 일단 좀 멀고, 비닐에 담겨 나오는게 먹기가 귀찮을 것 같아서, 일단 가깝고, 패밀리 레스토랑 느낌으로 조금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Red Lobster란 곳으로 갔다.

지도 상에 한 20분 정도 거리라서 구경할 겸 그냥 걸어 갔는데 올때 걷더라고 버스를 탈 걸 그랬다. 배고픈데 가게는 안 보이고(에그를 들고 구글 맵 보면서 가서 헤맨 건 아니지만), 가게 도착해서도 사람이 많아서 40분 이상 기다리느라 좀 많이 짜증이 났다.
자리로 가서 부터가 참 어려웠다. 사실 별 일은 아닌데, 해본적이 없으니. 일단 자리로 안내해준 사람이 뭐라면서 가는데 뭐라는지 정확히 알아듣지를 못하니. 얼핏들은 단어와 국내 아웃백과 닮은 가게 분위기로 테이블 담당 서버가 따로 있으니 기다리라는 것 같긴 했는데, 한동안 안 오니까. 사람을 불러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건지.

여하튼 시킬 걸 정해놓고 한참을 기다리니까 서버가 왔는데 '드링크 어쩌고 저쩌고' 라는 거다. 아니 난 요리를 시키고 싶은데 왜 드링크를 물어보는건지. 'Pardon?'으로 다시 확인 후 일단 드링크를 얘기하고, 요리를 얘기하니까 '아 요리도 지금 시키시려고요, 네 말씀하세요' 이런 느낌으로 얘기를 했다. 국내에선 보통 한꺼번에 시키는데 이쪽은 일단 음료부터 시키고 천천히 요리를 시키는 분위기가 아니였을까 싶다.

여하튼 별건 아닌데 이쪽 방식에 대해 정확히 알지를 못하고, 영어가 좀 딸리니 확실하게 요구를 듣거나, 궁금하면 물어봐서 해결하기도 어렵고, 긴장의 연속. 외국이 처음은 아니지만, 사실 일본은 그래도 좀 더 말이 되고, 방식도 우리랑 비슷하거나, 아예 기계식이라서 사람하고 부딪히지 않고, 글을 읽고 천천히 하면 되는 부분이 많아서 편했는데. 내가 아무래도 순발력이 떨어지다보니 내 흐름에 맞춰 행동할 수 있게 글로 써 있고 기계가 있는게 편하다. 근데 미국, 유렵등은 아날로그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는게 많아서..


어쩌니 저쩌니 주저리 썼지만 그래도 잘 시켜 먹었다. 뭐 어떻게든 되기 마련. 시킨 건 랍스터, 새우, 크랩이 포함된 세트(Ultimate Feast)와 새우, 랍스타 파스타(Chef's Pasta). 그리고 맥주와 칵테일. 샐러드와 비스킷은 딸려서 나온 것.
근데 맛이 없진 않은데 왜 이리 죄다 짜냐. 그리고 크랩 살을 발라 먹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익숙히 보던 게살가위는 없고, 아무래도 아래 물건을 쓰는 것 같은데, 쓰는 방법은 모르겠고,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나이프와 손으로 억지로 뜯어먹었다.
옆에 있는게 물수건이였는데 모르고 물수건을 더 갔다 달라고 하기도 하고, 약간 긴장의 연속.


마지막 관문 계산. 팁을 어떻게 줘야 하는 것에 온통 긴장. 일단 계산서를 가지고 왔는데 봤던 팁란이 따로 없다. 그럼 현금으로 줘야 하는 건가하면서 물어봤더니 따로란다. 일단 카드를 주고 나서 팁 줄 준비를 했더니, 계산하고 와서는 감사했습니다하면서 가버린다. 잠시 당황. 준 종이를 보니 거기에 팁란이 있다. 나는 팁 금액을 쓴 후 카드를 긁을 줄 알았더니 일단 긁고 나서 팁 란에 쓴 금액을 다시 청구하는 형태인 것 같다. 여하튼 팁 금액을 손으로 쓴 후 카운터에 내고 나왔다. 제대로 한 거 맞겠지?

잠시 가게 앞에서 사진 찍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좀 당황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그친다. 원래 그런 동네인듯하다. 힘들어서 갈때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나는 무슨 버스를 어떻게 타야하나 고민하는데 열심히 공부해온 아내가 핑크 트롤리를 타면 된다고 해서 일단 탑승. 얼마인지 일단 물어보고 나서 핑크 트롤리는 JCB카드 가진 사람은 무료라고 들어서, 카드 보여주면서 'JCB 카드?'라고 했더니 뒤로 가서 자리 잡으라고 해서 잘 잡고 왔다. 이런 거 할때는 오히려 아내가 더 확실. 아오 정신없어라.


여하튼 저녁 무사히 먹고 숙소 잘 들어와서 씻고 쉬다가 11시 좀 넘어서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