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가 이렇게 나는 곳으로 온게 처음인제 첫째날의 기준이 애매하네. 어쨌든 날짜는 17일 하루인데 시간으로는 엄청 지난거니.

비행기 시간은 오후 10시. 하와이 가는 비행기는 대부분 저녁시간이라네. 저녁에 출발하면 하와이에 오전중에 도착하게 되는 거니. 근데 마침 출발할때가 되니 태풍이 온단다. 이번 태풍도 강력해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꽤 크긴 했지만, 우리한테는 다행으로 동쪽으로 비켜간덕에 국제선 비행기들에 큰 영향은 없었다. 우리 비행기 빼고.

비행기가 지연된다는 연락을 미리 받긴 했는데, 그렇다고 여행사 미팅이나 로밍 처리를 미룰 수는 없어서 원래 계획대로 집에서 4시반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에 6시에 도착했다. 여행사 미팅 후 티케팅이 열리기 전까지 Olleh 센터가서 미리 예약해둔 미국 에그(당일 오전에 전화했더니 3일전에 연락안하면 예약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는데 어찌어찌 예약을 했다) 를 찾으러 갔는데 왜 이리 처리를 못 하는지.. 결국 티케팅이 열릴 시간이 되서 다시 돌아갔다가(하필이면 티케팅 장소와 Olleh 센터가 공항 정반대) 티케팅을 끝내고 에그를 찾아왔다.

이왕 비싼 돈 주고 받은 에그 열심히 써야 하는데 호텔 인터넷도 잘 되네. 뭐 어딜 돌아다녀야 본전을 뽑을텐데.

여하튼 티케팅을 일단 마치고 일단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근데 한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버거킹(...). 하와이 가면 실컷 먹게 될 것 같은데 왜 하필이면 햄버거가 땡기는지. 뭐 사실 공항에 음식점들이 대개 비싸면서 맛은 없어서 안 땡기기도 했지만.
저녁을 먹고 7시 반 정도부터 한시간 정도 면세점을 돌아다닌 후 게이트 앞으로 갔다. 게이트 도착 시간이 9시인데, 비행기는 11시 반에야 출발했으니 엄청 짜증이... 어째 우리는 맨날 공항에서 엄청 오래 기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난 전체적으로 비행기들이 미뤄져서 우리도 미뤄진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고 우리 것만 이렇게 미뤄진 거였다. 아마 전 타임에 하와이에서 이미 늦게 출발했던 것 같다.

거의 자정이 되서야 제대로 떠서 9시간 넘게 비행한 끝에 2시 반정도에야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자리가 불편해 잠도 잘 안 오고 진짜 힘들었다. 거기다가 자리를 좋게 받기 위해 공항에 일찍 왔던 건데, 창가쪽 두자리를 준 건 좋은데 날개 옆. 또 사람이 꽉 차지 않아서 오히려 가운데 세자리에 배정 받은 사람들이 더 편하게 온 것 같다. 에잇 짜증.

익히 들었던 대로 이륙 후 식사 한번, 착륙 전 간식 한번이 나오는데, 좀 짜고 맛은 없었다. 착륙전 먹은 간식은 힘들고 입맛도 없어 제대로 다 먹지도 않았다.
하와이에 도착하니 여행사 분이 나와계셨다. 원래 전체가 자유여행으로 픽업 서비스도 없었는데, 여행사와 얘기하면서 어찌어찌 픽업은 하기로 했다. 원래 12시경 도착하면 점심을 먹고 쇼핑센터를 들렀다가 호텔로 가는 일정이였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일찍 체크인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냥 호텔로 가자고 했다. 배가 별로 안 고프긴 해도 그래도 점심은 먹는게 나을까 해서 물어봤더니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식당 점심 영업시간이 끝나고 식당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호텔로 직행. 한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긴 여정을 끝내고 현지 시간 오후 3시 반, 한국 시간 밤 10시 반에 무사히 하와이 숙소에 들어왔다.

결혼초기부터 아내와 오키나와를 한번 가자는 얘기를 종종했다. 원래 지난해 겨울 홋카이도를 가기로 할 때도 오키나와를 고려했었으나 오키나와도 여름이 지나면 수영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작년에 못 갔으니 올 여름에는 꼭 가자고 얘기했고, 그래서 봄 무렵부터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근데 오키나와를 알아보니 아무래도 차를 빌리지 않으면 다니기 어려워 보였다. 뭐 어떻게든 하면 되겠지만, 이것저것 신경쓰이고, 일본은 차 방향도 반대고 해서 고민하던 차에, 하와이를 슬슬 알아보다가 결국 하와이를 가는 걸로 변경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원래 여름 휴가 일정을 지난주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태풍이 한창 오키나와를 휩쓸고 간것. 또 내가 들르는 동호회에서 단체로 오키나와를 가자는 얘기가 있었는데(회원중 한분이 오키나와에서 관광쪽으로 일을 함) 싸기도 해서 갈까 했었는데, 그 날짜가 볼라벤이 오던 때라서 오키나와에서 숙소에만 갖혀 계셨다고..

우선 숙소를 쉐라톤 와이키키 오션뷰로 생각하고 여행상품을 알아보니 원래 생각하던 지난 주에는 예약이 안 되서 이번주로 최종 결정됐다. 보통은 4박 6일 일정이 많던데, 우리가 예약한 곳은 5박 7일 일정이라서 월요일 저녁 출발, 일요일 저녁 도착인 일정이 됐다.

예약을 마치고 이제 하와이에서 뭘할지 계획을 세워보려 했는데, 산 여행 책자를 아무리 봐도 뭘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서 포기. 원래 내가 계획을 잘 안 세우는(못 세우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예전에 도쿄갈때나 홋카이도 갈때는 대충 여기여기는 들러야지 하는 정도는 정하고 출발했는데, 하와이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나와있는게 동물원 같은 평범한 곳이고, 필수라고 하는 곳들은 쇼핑센터, 아웃렛 이런 곳들이라 느낌이 안 와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뭐 호텔이 좋으니 그냥 밥이나 맛 있는 집 찾아다니고 호텔에서 편하게 지내지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했다.

출발전에 돈을 찾아야 하는데 얼마나 쓸지 감이 안 생겼다. 대부분 카드로 될 것 같긴 한데, 팁 줄 현금은 분명히 있어야 할테고, 버스는 거스름돈이 없다고 하고... 뭐 일단 대충 챙겼다. 달라 갖고 있어서 크게 나쁠 건 없어보이니 남으면 남은데로 하지 뭐. 근데 첫날이 지난 지금 현금은 한푼도 안 썼다는게 함정. 적어도 호텔에서 짐 날라주면 팁이라도 주게 될 줄 알았더니 어째 그것도 없었다.

보너스 샷. 전날밤 찍은 건데, 원피스만을 주제로 한 퀴즈쇼. 이런게 방송된다는 건 원피스를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뜻이겠지. 원피스 안 본지 오래된 것 같다. 언제 완결되는 거야.
화면에 나온 문제는 이름에 'D'가 들어가는 등장인물은 몇명이냐는 문제.
이건 숙소 사진. 일본의 전형적인 죄그만 숙소.
숙소에서 마지막 아침을 먹고 10시경 숙소를 나왔다.
홋카이도에 왔으니 홋카이도 우유는 하나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두병 사가지고 왔다.
JR 쾌속을 타고 다시 신치도세 공항으로 돌아왔다. 눈 쌓인 전경이 참 좋다.
비에이 지방으로 갔으면 진짜 끝없이 펼쳐진 설원이 있는 걸로 알고 가보고 싶긴한데, 그쪽으로 구경하려면 넉넉한 일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이제 마지막 구경 및 쇼핑.
홋카이도 다녀와서 가장 아쉬운 건 게를 안 먹고 왔다는 것. 비싸서 좀 망설였는데 그래도 먹고 올 걸 그랬나 보다.
부탁받은 것 포함 로이스 초콜렛도 좀 샀다.
비행기 탈 때 항상 넉넉하게 시간 잡고 오는데, 특별히 사는게 많지 않다보니 항상 시간이 남아돈다. 이날도 한 두시간은 가만 앉아있었던 것 같다.
비행기에서의 마지막 식사와 함께 홋카이도는 안녕.
이로서 홋카이도 여행기 끝.
신혼여행과 결혼전에 갔던 동경 여행기는 언제 올리냐.  국내에서 갔던 여행까지 포함하면 올릴게 몇개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