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한 것이 있다기 보다는 그동안의 일정을 총 정리한다는 느낌이 드는 하루였다.

우선 9시에 에버노트의 PR 담당자에게 PR하는 법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조금 준비를 해서 11시에 Patrick을 만났다. 그리고 전공분야에 맞게 딱 시작부터 데이터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물어보고(사실 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어봐서 미국인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미국에서 법인 만들고, 투자 받을시의 주의점에 대해서 주로 얘기해줬는데, 사실 무슨 말인지 거의 못 알아들었다.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인건 알겠는데. 역시나 CookieWords는 좋게 봐주고, Teamable은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오늘 점심 식사는 수요일 특식으로 일식이였는데, 얘기가 길어지니까 트로이가 특히 불안해했다. (점심이 11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12시 넘어서 식당에 갔더니 이미 많이 비워져 있었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일식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좀 모자란 듯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Patrick은 또 분야가 다르다 보니 사장님이 얘기를 끊지 못하셔서 12시 반에 만나기로 한 피터 아버지의 지인분과 zeropc 대표님과의 약속에 30분 정도 늦어버렸다. 다행히 좋게 봐주셨지만. 그리고 약속 장소를 한국 식당으로 잡으셔서 여기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식을 먹을 수 있었다. 에버노트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기 때문에, 양이 많이 않을 것 같은 비빔냉면을 시켰는데, 파전과 만두도 시켜주는 바람에 꽤나 배불렀다. 그래도 사주시는 거니 열심히 다 비웠다.
결국 이 두분이 얘기해주시는 것도 그동안 들어왔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였다. 하지만 뭔가 단계가 점점 높아진다고 해야 하나. 첫날에는 단순히 CookieWords가 좋고, Teamable은 글쎄.. 정도였다면 사람들을 만날수록 점점 구체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고, zeropc 대표님의 경우에는 Teamable에 대한 개요을 듣자 마자, 우리가 그동안 파악했던 수요들(사커맘, 아마추어 동호회, 프로를 노리는 청년)이라던지, 현재 경쟁자?, 예상되는 어려움 등을 금방 지적해주셨다. 그동안의 충고들이 이 자리에서 정리되었다는 느낌? 오전에도 나왔던 이야기인데, 조금씩 나아져도 되는 앱도 있지만, 90-95% 이상 완성이 되야지만 사람들을 끌어모을수 있는 앱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도 있겠지만 성공하기 무척 힘들다는 것. 그런데 Teamable도 그런 타입이라는 것. 물론 나도 처음에 창업을 결심했을때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은 막연히 생각했지만, 여기 사람들은 그 동안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머리속에 정리가 되도록 참 잘 얘기해주는 것 같다. 과연 실리콘 밸리 라는 느낌?
다시 에버노트로 돌아와서 3시에는 트렁크 담당자와 안드로이드 담당자를 만났다. 시간이 모자라서 안드로이드는 빼도 된다고 했었는데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다 같이 보게 된듯. 질문도 준비안했기에 그쪽은 대충 넘어갔고, 트렁크 담당자와 주로 얘기했다. 사장님은 다른 약속이 있어서 다시 나가겼고, 일단 내가 설명을 하는데, 중간까지는 어떻게 하다가 점차 집중력이 떨어져서 나중에는 주로 피터에게 얘기를 맡겼다. 뭐 그래도 대충 들을 얘기는 다 들은 것 같다.
그리고 4시에는 에버노트 대표인 필과도 얘기를 나눴다. 우리쪽 사장님도 아슬아슬하게 돌아오셔서 잠시 얘기를 나눴다. 이분도 느낌은 좋게 봐주시는 것 같고 지적하는 부분도 비슷하고. 이런 저런 것 때문에 오늘은 그동안에 겪은 얘기의 종합판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4시 반에는 내려와서 홍순성씨가 만드는 팟캐스트에 넣고 싶다고 해서 간단하게 동영상을 찍었다. 조금 뻘쭘. 잘 나올래나 모르겠다.
끝나고는 또 트로이와의 토론. 이 분은 정말 지치지도 않는 듯. 그리고 쿠키 단어장을 너무 좋아해주고, 끝임없이 뭔가를 얘기하고..
6시에 에버노트 본사를 뒤로 하고, 트로이, 지나를 포함한 몇몇분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나는 주로 지나, 정수와 함께 조용히 잡담을..
나는 오리 요리를 시켜먹었는데 쫄긴하니 먹을 만했다. 정수씨는 피쉬앤칩스를 시켜먹었는데 조금 얻어먹어보니 맛있긴한데, 그냥 우리나라에서 먹는 생선까스 같은 맛이였다.
이건 뭔가 채소를 튀긴 것이라는데 맛이 조금 특이한게 나쁘지 않았다.
8시 반이 넘어서 파하고, 정말 에버노트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그동안 바뻐서 쇼핑도 하나 못했는데, 형탁씨가 계속 킨들을 사고 싶다고 했기에 베스트 바이를 들러보기로 했는데 9시가 넘어서 영업 종료. 나도 뭐 특별히 살만한 건 없지만, 1주일이 넘게 있으면서 뭘 다른 걸 할 시간이 없었다. 오기전에 월화수 3일간 뭘 할께 있나라고 생각했던게 정말 바보 같았다.
실질적으로 캘리포니아에서의 마지막날은 내일 목요일지만, 아침에 일어나 거의 바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하면 금요일 저녁이 되는 터라, 특별히 쓸 건 없을 것 같다. 별일이 없는한 이게 마지막 여행기일 듯.

오늘은 정말 많은 것을 하고, 충실했던 날인 것 같다. 많이 피곤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다.

아침은 어제와 완전히 똑같으니 생략.
오전에는 KickStarter를 통해 하드웨어쪽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 와서 발표를 하는데 같이 참석해도 된다고 해서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내용의 세미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다른 멤버는 끝까지 있었지만 나는 자리에서 나왔다. 보니까 에버노트와의 연관성이 있어서 온 건 아니고, KickStarter에서 성공적으로 펀딩을 받았던 과정을 말해주러 온 듯 한데, 제품 자체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아서. KickStarter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들어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보였다고 할까?
세미나가 꽤 길어서 끝났을 때는 어느새 점심이 가까운 시간이였다. 트로이가 점심을 산다고 해서 에버노트에서 먹지않고 밖으로 나왔다. 메뉴는 인앤아웃버거. 에버노트에서 걸어서도 한 10분이면 갈 듯 한데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 ㅎㅎ. 일단 사진을 찍어보긴 했는데, 잘 찍히지 않아서 생략. 사장님은 다른 약속 2건이 있어서 같이 안 가시고 한참 멀리 떨어진 산호세까지 갔다 오시느라고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돌아오셨다.
점심후부터 본격적으로 부분별로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눴다. 오전에 세미나 끝나고 잠깐 올라갔을 때 잡은 일정인데, 나 같았으면 '뭐 물어볼께 있으신가요? 그럼 물어보세요' 이렇게 했을 텐데, 잠시 대화는 하지만,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중단하지 않고, 정확히 시간을 잡아서 그때 얘기하자고 하는게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딱 30분 이렇게 시간을 정했었는데, 얘기를 하다가도 시간이 다 되니까 중단하고 가려는 태도를 취해서 더 말을 걸면 안 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느슨하게 일하는 우리와는 달리 스케쥴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하다보면 길어지기도 할 것 같은데.
일정이 오전에 이렇게 잡히는 바람에 넥플리스에서 일하시는 재현이형에게 가려는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교통수단만 있었으면, 지난주 내가 굳이 만나지 않은 사람들 만났을 때 가면 좋을텐데, 이 동네는 차가 없으면 뭘 할 수가 없다. 차만 여유가 되면 나혼자 운전해서 넥플릭스까지 가는 것에 관한 얘기도 나왔는데, 사장님과 피터 의견이 경험이 없으면 미국에서 가급적 운전안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쩝, 혹시나 해서 국제면허증 발급받아오긴 했는데 --; 여하튼 덕분에 나에게 있어 이번 미국 방문에서 유일하게 정해진 일정이였던 이게 취소가 되버렸다. 일정을 보아하니 내일도 가긴 글렀고, 모레는 거의 아침에 떠나게 되고.. 회사가 더 잘되서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때나 기약해봐야 할 것 같다.
여하튼 그렇게 잡힌 일정 첫번째는 2시의 iOS 개발자와의 미팅. 에버노트의 개발 프로세스(SCM, issue tracking, communication등), UI testing, evernote api 사용법등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충분히 도움이 됐다. 특히 sdk가 업데이트 됐으니 적용하는게 좋겠다는 중요한 정보. 아, 그리고 점심에 중국에는 에버노트가 다른 이름으로 서비스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니 중국에서 에버노트 연동에 대해 평이 없 수 밖에. 새 sdk는 이부분도 자동 처리한다고 하고.
그 다음으로는 크리스에게 에버노트 트렁크에 앱을 넣는 법. 그동안 트렁크 얘기가 몇번 나왔어도 관심이 없어서 흘려들었는데, 이번에 보니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그냥 올리면 되는 거였다. 물론 에버노트가 심사하겠지만. 여하튼 기본적으로는 안면을 터 놓았고 좋은 평을 들었으니 조금만 다듬어서 올리면 될 것 같다. 매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다음으로는 4시에 디자이너와의 회의(아까 페이스북에 내가 링크된 사진이 이때 사진이라 멀치감치 구경하는 모드, 남는 건 사진뿐인데, 내가 주로 대화할때는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T_T). 몰랐던 얘기를 들었다기보다는 형탁씨와 우리가 정말 잘하고 있구나 라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충분히 도움이 됐다.
그 사이에 오후 3시쯤 티타임이 있다는 연락이 와서 잠깐 올라가서 구경하고 왔다. 정말 좋은 분위기. 약간 끼어서 대화를 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참았다 ㅎㅎ
트로이에게 어제 작업한 단어장(한영사전등 몇가지 기능 추가)을 넣어주기도 하고, 사장님이 만난 사람 얘기도 듣고 하다보니 이미 5시 반. 샌프란시스코에서 또 다른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부랴부랴 에버노트 사무실을 나왔다. 길이 꽤 밀려서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도착. 식당에서 보기로 했는데, 하필이면 햄버거 집. 점심에 먹었는데... 혹시 다른 음식이 있을까 했는데 없었다. 햄버거를 파는데 가게 이름은 일본식인 우마미.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먹은 건 Earth 버거 였는데, 이건 좀 맛이 애매했고, 우마미 버거란건 잠깐 얻어먹어봤는데 꽤 맛있긴 했다.
식사를 마치고 피터가 우연히 한번 본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는 스타트업에 방문하게 됐다. 여기서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비슷한 처지의 팀을 본건 처음인데(물론 여기는 펀딩도 받아서 좀 단계가 다르긴 하지만), 서로의 아이템에 대한 심도있는 얘기도 나누고, 선경험자로서의 조언도 해주고, 원래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갔던 곳인데, 지금까지중에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Teamable보다는 이미 사용자가 확실한 CookieWords에 집중하라는 얘기를 한 경우가 있지만, 여기 대표가 같은 얘기를 했을때 훨씬 더 와닿았다.
이들이 머무는 곳은 월 8000불의 꽤 비싼 집이긴 했지만, 4층짜리에(1층은 차고인 듯 하긴 했지만), 4명인가는 여기서 머물고 있다니 아주 비싼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겉보니와는 달리 꽤나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어 보였다. 집에서 개 2마리도 키우고.
부엌에 다들 서서 꽤 긴시간동안 진지한 토론을 했다.
근데 사실 난 옆에서 뼈다귀를 뜯고 있는 개에게 집중을(...)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신 Odio 씨에게 감사를.
숙소로 다시 돌아와 씻고 11시반에 방에 모였다. 이것저것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1시가 되버렸다.
그리고 난 글을 쓰고 나니 이미 2시 반. 아 진짜 힘들다. 얼른 자자..
오늘은 에버노트에서의 첫날.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지만, 꽤나 재밌는 하루였다.

8시에 일어나 씻고, 숙소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먹을만한 건 진짜 없었지만. 배만 얼추 부른.
9시에 에버노트에 도착해서 트로이와 지나의 안내로 에버노트 내부 구경을 했다.
여기 계단에서 1주일에 한번정도 전체가 다 모여서 토론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한 회의실에서 트로이에게서 에버노트 스토리를 좀 들었다. 그러다가 11시에 아까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처럼, 몇몇 관계자를 모아놓고 우리 제품 설명을 했다. 가기전에 내가 제일 걱정했던 건 쿠키 단어장으로 초대받았는데, Teamable을 소개해도 괜찮을까 였는데, 일단 쿠키 단어장을 설명하긴 했지만, 얘기중에 우리는 Teamable이란 서비스도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에버노트 사업 모델이 그래서 그런지, Teamable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쿠키 단어장에 관심이 많았다.
점심을 먹고 또 트로이와 남미쪽? 담당자라는 사람과 얘기를 나눴다. 이사람은 스페인어를 꼭 했으면 좋겠다고.
점심은 지중해식 식단이라는데 첫날 먹은 점심처럼 이것도 그닥...
사진에는 남미 담당자는 없고, 트로이 오른쪽의 인도 사람은 오늘 들어온 신입이란다 -_- (여기서 일하는 건 아니고 연수 받은 후 고국? 호주? 로 돌아가서 일하게 된다고) 심심한지 계속 우리쪽에 붙어서 좀 어색했다. 가끔 우리 제품에 대한 얘기도 해주긴 했지만, 조금은 짜증이. 숙소도 같아서 데려다 주기도 하고. 정수씨는 이 사람과 같이 담배 펴주면서 영어로 얘기하는 수고를...
그리고 한시에 헤어져서 우리에게 할당된 회의실로 돌아왔다. 내 원래 생각은 에버노트 개발자와 만나, 그쪽 시스템 얘기도 듣고, 우리 얘기도 해주고, 또 해결이 안 되는 문제점 있으면 같이 토론하고(근데 사실 어려운게 있으면 직접 찾아 해결하는 편이라서 별로 물어보고 싶은게 없어서, 억지로 생각하던 참이였다).. 근데 생각보다도 쿠키 단어장에 관심이 많고, 추가했으면 하는 기능을 얘기해서, 차라리 기능을 추가해주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원래 에버노트 테마를 입힌 에버노트 스페셜 버전을 만들어 배포할 생각도 했기 때문에..
그래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부분을 구현해서 몇몇에게는 보여줬다. 트로이는 3시면 퇴근하기에 보여주지 못했고, 내일 보여줘야지.
우리가 자리 잡은 회의실은 After Burner인데 게임이름이다. 여기 회의실은 모두 게임이름이라고. A로 시작하면 1층. 4층에는 Diablo 회의실도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도 쿠키 단어장 반응이 좋아서(이날까지 만났던 사람중에도 쿠키 단어장에 관심을 더 보인 사람이 많았다) 우리끼리 한참을 토론했다. Teamable도 물론 하겠지만, 잠시 미루고 쿠키 단어장을 발전시키는데 더 힘을 쏟을 것인지에 대해서. 얘기는 저녁시간까지 이어졌다. 하루 이틀에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내일과 모레 또 다른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고 간단히 만든 앱에 대한 반응에 즐거운 토론시간이 됐다.
저녁은 지나가 소개해준 멕시코 식당을 갔는데 마침 월요일 휴무 -_-. Yelp를 통해 찾은 다른 이탈리아 식당을 갔다. 전체적으로 맛있게 먹었는데, 형탁씨가 먹은 봉골레는 좀 별로 였다고 하고, 내가 먹은 라비올리는.... 뭐 좀 특이하긴 했지만, 나름 먹을만했다. 특히 같이 들어있는 랍스타는 쫄깃하니 맛있었다.
숙소에는 9시경 들어왔다. 어제 꽤 늦어서 오늘 아침에 힘들었으니 얼른 자야지... 이미 좀 많이 늦긴 했지만.